2017. 9. 29. 11:28ㆍ이슈
[더팩트|권혁기 기자] 폴리테이너(politainer)는 정치인과 연예인의 합성어로 정치적 소신을 갖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정치적 행위를 하는 연예인을 뜻합니다. 폴리테이너 중 일부는 실제로 선거에 출마, 정치인이 되기도 하죠. 넓게는 TV의 오락 프로그램 등에 자주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적극 활용하는 정치인까지 포함합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슐츠(David Schultz)가 1999년에 발표한 논문 '벤투라와 새로운 세계의 용감한 폴리테이너 정치학(Jesse Ventura and the Brave New World of Politainer Politics)'에서 처음 사용하였는데 액션영화배우 출신으로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아놀드 슈왈제네거, 아나운서에서 배우로 변신한 뒤 미국 영화배우협회 회장을 지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이죠.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연예인 출신 1호 국회의원은 탤런트 홍성우입니다. 1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홍성우는 11, 12대까지 3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부정축재 의혹으로 정계를 떠났죠. 배우 최민수의 아버지 고 최무룡도 13대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코미디언 고 이주일, 배우 이순재, 최불암, 강부자, 신영균, 신성일, 정한용, 유인촌, 최종원도 정치인으로 변신한 바 있습니다. 명계남과 문성근은 '노사모' 활동에 적극 참여했는데요. 명계남은 당시 열린우리당 국민참여연대위원으로 활동했고, 문성근은 2012년 민주통합당 최고의원을 지냈죠. 대표적인 배우 출신 정치인인 김을동 전 의원은 부친인 김두한과 함께 국내 최초 부녀 재선 국회의원으로 기록된 바 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하차했다. 이재명 시장은 아내 김혜경 씨와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인기몰이를 했다. /SBS 제공◆정치인의 예능 출연, 괜찮을까?
연예인이라는 지명도와 대중적 인기는 유권자들의 표를 모으는데 매우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요. 그런데 요즘에는 반대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바로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입니다. '폴리테이너 2,0시대'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요즘 핫한 SBS 예능프로그램인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에는 이재명 성남시장 부부가 출연했죠. 지금은 하차를 했지만 이재명 시장은 결혼 26년 차 아내 김혜경 씨와 알콩달콩한 모습들을 공개하면서 호감도가 더 오른 모양새입니다.
이달 초 종영된 KBS2 '냄비받침'에서는 많은 정치인이 등장했습니다. 연예인들이 독립 출판을 통해 책을 쓴다는 콘셉트로, 이경규는 정치인들을 인터뷰하고 이를 묶어 대담집을 내기로 했죠. 그동안 유승민, 심상정, 안희정, 추미애, 홍준표, 나경원, 손혜원, 박원순, 노회찬, 이혜훈, 정세균 등 많은 정치인들을 만났습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케이블 채널 tvN '둥지탈출'에 아들과 함께 출연했죠.
뉴스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치인을 만난다는 게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출마든 총선 출마든 선거일 90일 전까지는 방송 출연이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씨름선수 출신 방송인 이만기 씨가 2015년 SBS '백년손님'에서 하차한 바 있습니다.
이경규는 KBS2 '냄비받침'에서 정치인들을 인터뷰하고 이를 대담집으로 출판했다. '냄비받침'에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심상정, 안희정, 추미애, 나경원, 손혜원, 박원순, 노회찬, 이혜훈, 정세균 등 많은 정치인들이 출연했다. /KBS 제공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게 사실입니다. 대중이 접근하기 힘든 정치인의 솔직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본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것이죠.
문제는 지역구 주민들을 위한 정책적인 활동이 아닌 의도적인 '이미지 세탁'을 위한 방송 출연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른바 안티가 있는 정치인의 경우 예능 출연은 인기를 끌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물론 너무 솔직한 모습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긍정적인 효과를 챙기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시장은 기초단체장인데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해도 되는 것이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 서울시장 또는 경기도지사에 도전할 경우 사전 선거 활동과 마찬가지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냄비받침'의 경우 여야를 망라해 정치인들이 출연했지만, 특정 정당의 쏠림 현상도 문제시될 수 있는 부분이죠.
정치인의 예능인화는 방송사와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방송 출연은 유권자들에게 정치 희화화라는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가수는 노래를 잘 불러야 가수이고,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 배우죠. 방송을 통해 이미지 메이킹도 좋지만 정치인은 우선 정치를 잘해 유권자들의 신뢰부터 탄탄히 다지는게 순서 아닐까요?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오늘의 검색어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범죄도시' 마동석·윤계상, 추석연휴 메가박스·롯데시네마·CGV 간다 (0) | 2017.09.30 |
---|---|
황혜영, 쇼핑몰 연매출 100억 돌파…비결은? (0) | 2017.09.30 |
'포크계 대부' 조동진, 방광암 투병 끝 별세…향년 70세 (0) | 2017.09.28 |
'악녀 전문' 윤아정 "하정우에 맞아 병원 실려갔다" (0) | 2017.09.28 |
송선미 남편 '청부살해 사망' 의혹, 600억 때문에? (0) | 2017.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