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진화의 증거, 김지영

2016. 12. 7. 10:59이슈

KEB하나은행 가드 김지영. WKBL 제공
KEB하나은행 가드 김지영. WKBL 제공


KEB하나은행 가드 김지영. WKBL 제공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여자프로농구에 아쉬운 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화려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남자의 경우 프로 출범 때부터 외국인선수들이 현란한 기술을 선보인 것은 물론 국내선수들도 비하인드 더 백 드리블과 노룩 패스 등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고 덩크까지 터뜨리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에 비해 여자는 '아기자기함'을 내세웠으나 '프로'로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또 하나는 신예의 활약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들어오는 여자선수들과 달리 대학을 거친 남자선수들도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는 그 정도가 심했다. 루키들이 경기의 승패와 팀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 리그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가볍지 않은 문제였다.

2016~2017시즌 여자프로농구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선수가 있다. KEB하나은행의 2년차 가드 김지영(18)이다. 데뷔 시즌 4경기 출장에 그치며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던 그는 올시즌 팀의 11경기에 모두 나서며 평균 6점을 기록중이다. 그가 눈길을 끈 것은 지난달 14일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깜짝 놀랄 만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부터였다. 상대 골밑을 돌파하면서 유로 스텝에 이은 더블 클러치로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여자농구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을 연출하며 '히트 상품'이 된 김지영은 지난 5일 신한은행전에서 또 한 번 관중의 찬탄을 자아냈다. 공격에서 볼을 잡은 그는 페이크에 이은 훅 패스로 상대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골밑의 쏜튼에게 손쉬운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줬다. 남자프로농구에서도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후 "슛을 던지려고 했는데 수비가 붙어 쉽지 않았다. 마침 쏜튼이 눈에 들어와 패스를 했다"고 밝혔다. 페이크는 슛이 여의치 않은데 따른 것이었다 해도 신장(171cm)이 크지 않은 선수가 수비의 압박이 있는 가운데 순간적인 스텝과 회전이 필요한 고난도의 패스를 무리 없이 펼쳤다는 것은 놀랍다. 김지영이 선배 가드들을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고 할 수는 없다. 경기에 주전으로 뛰고 있는 것도 신지현과 김이슬이 부상으로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등장은 의미가 크다. 여자농구의 진화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영의 롤 모델은 남자프로농구에서 하이라이트 필름을 자주 만들어내는 SK 가드 김선형이다. 인성여고 재학 중 김선형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개인기를 연습했다고 한다. 주목할 것은 당시 코치도 개인기 훈련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학교농구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프로농구 때문이다. 예전의 학교농구에서는 개인이 '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여자농구는 프로에서조차 위계질서가 매우 강했다. 그러나 프로농구에서는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코트를 떠나야 한다. 팀에 보탬이 되는데 그치지 않고 스타가 돼야 한다. 일찌감치 '스킬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섬세하고 안정된 플레이를 강조했던 여자농구는 최근 신한은행 김단비처럼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호쾌한 공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어 화려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점차 진정한 프로농구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원문 출처 http://news.tf.co.kr/read/sports/1667315.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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