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영진위, '진실 공방' 조덕제에 소금 뿌리기

2017. 11. 17. 19:58이슈

배우 조덕제가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조성 한인철 센터장을 만나려고 했지만, 언론 보도로 인해 불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영진위 측은 부인했지만 녹취록이 공개되자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 피앤티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조덕제. /배정한 기자
배우 조덕제가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조성 한인철 센터장을 만나려고 했지만, 언론 보도로 인해 불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영진위 측은 부인했지만 녹취록이 공개되자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 피앤티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조덕제. /배정한 기자
배우 조덕제가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조성 한인철 센터장을 만나려고 했지만, 언론 보도로 인해 불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영진위 측은 부인했지만 녹취록이 공개되자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 피앤티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조덕제. /배정한 기자

[더팩트|권혁기 기자] 영화 '사랑은 없다'에서 주연을 맡은 여배우와 성추행 논란으로 진실 공방 중인 배우 조덕제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로부터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아직 대법원의 판단이 남은 상황이라 진실 공방 중인 조덕제가 마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에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시간 순서대로 배열해 보겠습니다. 먼저 여배우가 조덕제를 상대로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합니다. 지난해 12월 1심에서 조덕제는 무죄를 받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월 2심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조덕제에게 유죄로 판단,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3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자 조덕제를 향한 여론은 급격하게 냉각됐습니다. 이에 조덕제는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여배우 측도 기자회견을 통해 2심 판결에 대한 환영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대법원 재판을 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양 측이 각각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히던 중 조덕제는 "감독의 디렉션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나 영화계가 진상 규명을 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제부터가 문제입니다. 조덕제는 특정 단체를 지칭하지 않고 영화계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영화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영화계의 판단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죠.

지난 13일 영진위 공정환경조성 한인철 센터장이 먼저 조덕제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다음 통화 내용은 조덕제의 발언을 뺀 부분입니다.

13일 오후 4시 20분 통화= "다름이 아니라 사건에 대해서 말씀은 듣고 있는 상황인데, 배우님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영화계가 이런 문제를 좀 풀어달라는 요청을 하셨잖아요? 그래서 일단 뵙고 말씀을 들었으면 해서요. 저희 쪽에서 영화계 불공정한 행위나 관행, 사건 사고 관련해서 저희 팀에서 담당하게 돼 있는데요. 저희가 권한을 갖고 하는 건 아닌데. 일단 어떤 상황에 말씀을 취지로 하신건지.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저희도 잘 모르는데, 실명 공개하는 위험부담까지 감수하시면서 억울해 하시고. 그 말씀을 저희 쪽에서 경청할 필요가 있어서 배우님 시간 되시면 뵙고 의견을 들으려고 합니다. 배우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요. 배우님 혹시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괜찮은 시간이 있으실까요? 장소를 편하게 정해주시면 찾아 봬서."

15일 정오 40분 통화= "혹시 YTN기사 보셨나요? YTN에 영진위를 만난다고 인터뷰했다고 나왔어요. 오늘 부산에서 올라오고 있다 식으로 떴다고. 이 기사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B배우가 저한테 전화해 엄청 항의하고 있고요. 여성단체들도 저한테 지금. 왜냐하면 이건 저희가 법적인 거라서 저희가 할 수 없다고 각하 시켰던 사건이거든요. 그런데 왜 만나냐? 물론 항의한다고 그렇지는 않은데, 배우님한테 신신당부 드렸었잖아요. 영진위라고 구체적으로 나와버리니까. (중략)그래서 제가 신신당부 드렸잖아요? 일단 죄송한데 오늘 약속은 취소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희가 오늘 아니고 내일이라도 날짜를 바꿔야할 것 같아요. 실명을 떠나서. 저희는 저희한테 메이킹 필름을 분석해달라는 취지로 신고를 하길 유도하려고 했거든요. 일단 저희는 행정 행위를 하는 것도 중요한데 일이 잘 풀리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잘 풀리려면 어느 정도 세팅을 하고 해야. 만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기사가 나오니까. 저희가 단체가 아니라 공공기관이다 보니까 누구한테든지 공격을 받는 입장이거든요."

조덕제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응할 정도로 절박한 심정이다.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배정한 기자

(통화에서) 조덕제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데 여성단체 등에서 저를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은 제가 2차, 3차 피해를 받고 있는 게 아닙니까"라고 묻고, 이에 대해 한 센터장은 "저희도 동의하기 때문에 알아보려고 하는 거고요"라고 답을 합니다.

통화내용을 살펴보면 영진위 측의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공공기관이긴 하지만 초법(超法)적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사법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공개로 만나 얘기를 들어보고자 했을테죠.

성급한 판단이었을 수도 있지만 억울하다는 조덕제 입장에서는 영화계 공공기관인 영진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겠다고 하니 기쁜 마음에 알렸을 것입니다. 물론 조심성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진위 측이 '성추행범의 편을 들려고 하는 것이냐'는 편파적인 비난을 걱정할 게 아니라 법이 아닌 영화적 측면에서 '사랑은 없다' 메이킹 필름을 조사해보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면 문제될 게 없었을 것입니다. 이미 여배우 측과는 소통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마당에 조덕제 배우를 만나는 게 더 형평성에도 맞을 것이고요. 그러나 영진위 측은 조덕제와 만나기로 한 적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일체 부인했고, 이후 녹취록이 공개되자 먼저 연락한 게 맞다고 시인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셈입니다.

조덕제의 성추행 여부는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할 것입니다. 조덕제는 "성추행의 의도가 없었다"며 영화적인 측면에서 봐주길 바랐고 영화계가 나서주길 원했습니다. 영화계를 향해 눈물의 호소, 영진위의 연락은 그 시작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또한 이번 성추행 논란은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이슈로 기록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촬영 도중 성추행 논란, 그로 인한 법적 다툼이란 점에서 법적으로나 그 외적으로나 명쾌한 답이 나오기까지는 아주 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원문 출처 [권혁기의 연예필담] 영진위, '진실 공방' 조덕제에 소금 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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