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하정우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 민망"

2017. 12. 24. 06:00이슈



국가대표에서 손발을 맞췄던 김용화 감독과 다시 만난 하정우. 하정우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가장 민망했던 연기로 그린 스크린 앞에서의 CG 작업 전 연기를 꼽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국가대표에서 손발을 맞췄던 김용화 감독과 다시 만난 하정우. 하정우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가장 민망했던 연기로 그린 스크린 앞에서의 CG 작업 전 연기를 꼽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국가대표'에서 손발을 맞췄던 김용화 감독과 다시 만난 하정우. 하정우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가장 민망했던 연기로 그린 스크린 앞에서의 CG 작업 전 연기를 꼽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정우 "용서가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더라고요"

[더팩트|권혁기 기자] "촥~! 사사삭! 쓱! 파앗! 자! 불덩이가 온다! 쿠와와와!"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덱스터스튜디오)의 김용화 감독이 그린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하정우(39·본명 김성훈)를 향해 외친 말들이다.

한국영화가 발전하고 있다. 산만한 고래(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가 등장하고 고릴라(영화 '미스터고')가 야구를 하는 세상이다. 그 선봉장에 김용화 감독이 있다. 아시아 최고의 기술력과 규모를 겸비한 VFX 부문의 독보적인 덱스터스튜디오를 차린 김용화 감독은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그 실력을 유감없이 펼쳤다. 그러나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는 생소했을 게 분명하다.

지난 20일 개봉된 '신과함께-죄와 벌'은 저승 법에 의해 사후 49일 동안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받게 된 김자홍(차태현 분)을 저승차사 강림(하정우 분),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이 변호와 경호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영화 개봉일 전날 서울 종로구 소격동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CG(컴퓨터그래픽) 작업에 앞서 그린 스크린에서 연기한 부분에 대해 "되게 민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생각보다 많이 민망했죠. 실제로는 없는 칼을 휘두를 때의 민망함, 특히 순간이동 때보면 제가 '촥촥, 촤악'하면서 이동하잖아요. 감정연기도 하면서 제가 실제로 쓱 움직여야 했는데 그게 제일 쪽팔렸죠.(웃음)"

다음은 민망함을 연기적으로 승화시킨 하정우와 나눈 일문일답.

"'1987', '신과함께' 동시기 개봉, 스위스 같은 마음이에요." 하정우는 일주일 차이로 개봉되는 '1987'과 '신과함께-죄와 벌'에 대해 "스위스 같은 마음"이라고 표현해 폭소케 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과함께-죄와 벌'과 또다른 주연작 '1987' 두 편이 1주일 차이로 연속 개봉된다.

두 작품은 눈물의 근원지도 다르고 타겟층도 다르죠. 그래서 다행스러운 것 같아요. 너무 가깝게 개봉되긴 하지만 그런 부분은 양쪽에서 다 계산기 두드려봤을 것 같아요.(웃음) 되게 희한한 체험인데, 스위스 같은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저축은 다 저한테 하는 거죠.(웃음)

-이번에도 어김없이 먹방이 등장한다. 육개장을 먹는데, 뱉어냈다.

왜 넣었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강림의 첫 등장이기 때문에 넣은 것 같은데, 먹고 뱉는 게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다만, 1000년 전 먹었던 음식과 현대의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은 느낌을 표현한 게 아닌가 혼자 생각했죠.

-아무래도 CG가 중요한 작품이었다.

일단 '미스터고'를 보고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잘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죠. 그렇게 대차게 한 번 말아먹으면 떨어질 곳이 없기 때문에 덱스터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교훈으로 성장했을 것 같기도 했죠. '신과함께'를 구현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커졌죠. 그러나 그 시간 안에 만들 수 있을까? 그래서 일찍이 여름시장을 포기하고 겨울시장을 노린 것이죠. 그래서 기대가 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한편에서는 우리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보는 CG와는 다르다는 얘기가 있다.

우리는 서양 CG를 많이 봤기 때문이 아닐까요? 처음으로 동양의 느낌을 구현한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어요. 동양적 판타지는 처음이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처음 보는 관객들이 낯설어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원작이 인기가 매우 많았다. 원작에 대한 부담이 있었나?

저는 완전히 이해가 됐어요. 원작에 대한 우려, 걱정, 원작을 본 관객들의 실망이 있을 수 있다고요.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정말 좋아해서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를 봤는데 테란과 저그만 있고 프로토스(스타크래프트 속 종족)가 없어 실망했죠. 그런 의미에서 진기한 캐릭터나 살살이꽃 같은 콘텐츠가 없어 아쉬워할 것 같아요. 하지만 원작과 비교하는 걸로 영화를 평가할 수는 없죠. 원작을 읽지 않고 보면 더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영화 '신과함께'라고 생각해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제가 '허삼관'을 연출할 때 중국의 문화혁명 전까지만 가져왔는데 '왜 뺐느냐'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냥 영화 '허삼관'을 연출했는데 말이죠. 감독님이 각색하는 과정에서의 고충들을 지혜롭고 슬기롭게 잘 각색했다고 생각합니다.

"용서, 거창한 게 아니더라고요." 영화 '신과함께'의 핵심 키워드는 '용서'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용서에 대해 생각했고, 연락을 끊었던 후배 한 명과 친구 한 명을 다시 만나게 됐다고 털어놨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미스터고'가 개봉되고 2주 뒤에 '더 테러 라이브'가 개봉됐는데, '미스터고'가 잘 안됐죠. 워낙 친하게 지내니까 위로라도 해드릴려고 술 한잔 사드리겠다며 만났어요. 김용화 감독님의 장기는 감정이 풍부하고 인물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인데, 그걸 고릴라가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었어요. 그때 제가 '다음 작품 때, 아무거나 보탬이 될께요.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얘기했는데 1년 뒤 '신과함께'를 영화화한다는 소식을 접했죠.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싶긴 했어요. 그리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김용화 감독님 식으로 잘 풀어냈더라고요. 감독님 장기다 싶어서 다행스러웠죠. 그러면서 감독님이 하신 말씀이 '강림을 통해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는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묵직한 버팀목이 돼 달라는 것이었죠. 1부는 관객들에 대한 가이드라면, 2부에서 삼차사의 사연들, 천년의 히스토리가 등장하니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

-'신과함께' 관람 포인트를 꼽자면?

저는 기독교인이라 환생에 대해 '성경'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이번에 '정말 환생을 한다면 어떨까?'라고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저한테 와 닿았던 것은 용서인 것 같아요. 염라대왕(이정재 분)이 '이승에서 진심으로 용서를 받으면 저승에서는 2번 심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부분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 인간관계를 돌아봤는데 저의 자존심, 얕은 감정 때문에 좋지 않게 지내는 사람이 있지 않나 살펴봤더니 있더라고요. 친한 친구, 친한 후배 한 명씩 있었는데 3년간 의절한 후배였어요. '신과함께'를 찍으면서 그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술을 마시고 밤에 전화를 걸었어요. 그 친구 집이 분당이었는데 30분만에 왔더라고요. 그 친구도 저를 생각하고 있었고, 저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전화하는 순간 눈 녹듯 녹았죠. 요즘은 잘 지내고 있어요. 친구도 다시 만나 얘기를 하다보니 쉽게 풀리더라고요. 용서가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죠.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원문 출처 [TF인터뷰] '신과함께' 하정우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 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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