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이럴 거면 왜 했나? 2017 SBS 가요대전 '유감'

2017. 12. 29. 12:30이슈



SBS는 올해 가요대전을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었지만 음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가수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SBS 가요대전에 참석한 그룹 엑소, 레드벨벳, 트와이스, 씨엔블루./더팩트 DB
SBS는 올해 가요대전을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었지만 음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가수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SBS 가요대전에 참석한 그룹 엑소, 레드벨벳, 트와이스, 씨엔블루./더팩트 DB
SBS는 올해 가요대전을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었지만 음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가수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SBS 가요대전에 참석한 그룹 엑소, 레드벨벳, 트와이스, 씨엔블루./더팩트 DB

가요행사, 3사 통합은 불가능 할까?

[더팩트|권혁기 기자] 대중문화 기자에게 연말은 말 그대로 '꼼짝마라' 입니다. 지상파 3사 시상식이 있기 때문이죠. 기자가 된 후 거의 매년 12월 31일에는 TV에서 시상식을 보다가 카운트다운을 하고 제야의 종소리를 스피커로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시상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사를 회피할 수 없으니 말이죠.

올해는 MBC와 KBS가 파업의 여파로 연말 시상식을 포기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 내심 쉴 수 있지않을까 기대(?)하기도 했습니다만, KBS 연예대상 외에는 전부 진행됩니다. 29, 30, 31일에 몰아서 말이죠. SBS는 가요대전을 25일에 일찌감치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필자도 크리스마스 저녁을 아이유와 유희열, 여러 그룹과 가수들을 보냈고요.

2017 SBS 가요대전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 스카이돔에서 진행됐는데요.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프로야구 홈팀인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없다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및 대형 K팝 공연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상징적인 곳이죠. 방탄소년단, 브리트니 스피어스, 워너원, 싸이, 젝스키스, 아리아나 그란데, 메탈리카 등이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빅뱅은 이곳에서 12월 30일과 31일 콘서트를 준비 중입니다.

SBS는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가요대전을 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고척돔을 선택했습니다. 왜일까요? 코엑스 D홀은 수용 가능인원이 7000명에 불과한 반면, 고척돔은 3만 명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 같습니다. 이날 SBS 가요대전에는 워너원, 레드벨벳, 헤이즈, 블랙핑크, 비투비, 여자친구, 선미, 위너, 트와이스, 아이유, 방탄소년단, 엑소, 갓세븐, NCT 127, 엄정화, 이적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습니다.

필자도 취재차 고척돔에는 몇 차례 가봤지만 이날 TV에 비친 SBS 가요대전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스케일은 커졌지만 디테일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죠. 음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음향입니다. 좋은 음질을 위해 헤드폰에 수백만원을 투자하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음향은 매우 중요합니다.

'2017 SBS 가요대전'은 가창력 위주의 가수들에게는 치명적인 음향 결함이 있었다. 그나마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는 보는 재미라도 챙길 수 있었지만, 이 마저도 풀샷 위주로 방송해 실망감을 더했다. 사진은 '2017 SBS 가요대전' 1부에서 '에너제틱'을 열창하는 워너원. /SBS '2017 SBS 가요대전' 방송 캡처

가요대전에 출연한 가수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가수 이적은 마이크의 한계를 느꼈는지 갑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 노래를 불렀지만 시청자들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는 볼거리라도 있었지만 보컬 위주의 무대는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가 좋았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광활한 무대를 전체적으로 잡는 풀샷이 대부분, 아이돌 그룹이 열심히 준비한 안무를 자세히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고척돔은 원래 공연장으로 지어진 곳이 아니라 야구 경기장입니다. 이에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주최 측에서 준비를 해야합니다.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무대, 스피커, 조명입니다. 배경에 놓을 LED 모니터도 필요하다면 세팅을 해야합니다.

그 중에서 스피커는 매우 중요합니다. 고척돔 정도의 크기라면 경기장 구석까지 음향이 퍼지도록 치밀하게 계산해 설치해야합니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가수라도 스피커 등 음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저 그런 무대를 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SBS 가요대전은 낙제점입니다.

솔직히 SBS 가요대전, KBS 가요대축제, MBC 가요대제전은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붙여 매년 진행하고 있지만 조금 긴 '인기가요' '뮤직뱅크' '음악중심'의 특집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냥 인기있는 가수와 그룹, 밴드가 출연해 1~2곡 공연을 하는 것이죠.

방송사들이 문자 투표로 실리를 챙기고, 팬덤이 많은 그룹이 부정 투표로 '우리 오빠'를 밀어준다는 부정적인 측면 때문에 재미와 감흥이 떨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한 대형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더팩트>에 "연예대상이나 연기대상의 경우 해당 방송사 프로그램을 놓고 시상을 한다는 점에서 궁금하기도 하지만 가요대전의 경우 아티스트들이 각 방송사마다 차별성을 두기 어려운 게 사실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라리 3사 통합 무대를 펼치면 좋겠다"고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SBS 가요대전처럼 실망이 큰 무대라면 차라리 3사 통합이 나을 것도 같습니다. 중계는 매년 돌아가면서 하는 것이죠. 아무튼 KBS 가요대축제는 29일 오후 8시 30분에, MBC 가요대제전은 31일 오후 8시 35분에 열립니다. 아직도 파업 중인 KBS와 이제 막 파업에서 복귀한 MBC가 SBS와 어떤 차별점으로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챙겨줄지 지켜볼 일입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원문 출처 [권혁기의 연예필담] 이럴 거면 왜 했나? 2017 SBS 가요대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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