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호남, 文에 마음 여나?…"미워도 인자는 밀어줘야제"

2017. 1. 29. 08:00이슈

설인 28일 광주 광산구 송정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광주=신진환 기자
설인 28일 광주 광산구 송정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광주=신진환 기자


설인 28일 광주 광산구 송정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광주=신진환 기자

[더팩트ㅣ광주=신진환 기자] "문재인 씨가 사람들이 미워해도 뻔질나게 호남에 드나드는데 인자는 밀어줘야제."

설인 2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역시장에서 만난 윤상춘(69) 씨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한다고 했다. 애초 문 전 대표가 부산 출신인 데다 참여정부 시절 호남을 홀대했다는 이유로 싫어했는데, 이제는 문 전 대표에 대한 얼었던 마음이 어느 정도 녹았다고 한다.

"정말 솔직한 심정으로는 아직도 잘 모르것어. 그래도 대통령 해보겠다고 소박맞았던 호남을 찾아서 용을 쓰는데 마음이 움직이더라고. 중요한 것은 정권 교체여. 이러다 호남 서민들 다 죽어. 그런데 안철수는 지지율이 쪼까 떨어지고, 밀어줄 사람은 문재인밖에 없더라고. 설마 호남을 두 번 죽이기야 하겄어?"

문 전 대표는 조기 대선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호남에 공을 들였다. 설을 앞두고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아 민심잡기에 나섰다. 그래서일까. 굳게 닫혔던 민심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모양새다.

이날 만난 시민들을 통해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의 변화가 감지됐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조모(54·여) 씨는 최근 문 전 대표에 대해 달라진 민심을 전했다. "불과 2~3개월 전만 해도 문재인 씨가 뉴스에 나와서 호남을 들먹이면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면서 "아무래도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놔 누가 됐든 야당에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문재인 씨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뀐 것 같다"고 귀띔했다.

조 씨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 대표에 대해선 "안철수 씨를 개인적으로 지지하지만, 수줍어하는 태도를 보면 강단이 없어 보여 나라를 이끌기에는 아직 부족한 듯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에서도 호남파, 안철수파로 나뉜다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설인 28일 광주 광산구 송정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광주=신진환 기자

대학생 김민주(22·여) 씨는 "문 전 대표가 호남에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만큼 진정성을 의심하진 않는다"면서 "제 주변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문 전 대표가 호남 민심을 다독이는 적정선을 지켜야 한다"며 "다른 지역을 역차별하거나 지역감정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자영업자 최진철(45) 씨는 "문재인 씨가 자꾸 호남을 찾지 않는 게 호남을 위하는 것이여. 총선 때 호남 민심을 얻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한다 해놓코 대통령을 하겠다고… 철면피를 쓰고 배알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하믄 쓰것소?"라고 되물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주모(51·여) 씨는 "쇠심줄처럼 고집스러운 사람들이 호남사람"이라며 "문 전 대표가 암만 광주에서 잘해보겠다고 해도 안 되는 것은 안된당께요. 호남을 대표하는 당은 국민의당"이라고 주장했다.

반문정서와 정권교체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민도 있었다. 회사원 강모(40) 씨는 "문 전 대표가 호남을 홀대한 것에 대해서 아직 앙금이 남아 있다"면서 "하지만 진보 진영에서 대통령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문 전 대표가 대권 가능성이 큰 유력 인물이라는 점에서 지지해야 하는지 내적갈등이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만난 일부 광주시민은 대체로 '반문정서'가 약해졌다는 데 어느 정도 수긍했다. 그렇지만, 여전에 그에 대한 거부감이 상존했다. 대권을 겨냥한 문 전 대표가 '벚꽃 대선'이 점쳐지는 시점에서 호남 민심을 얼마나 더 끌어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무등일보'와 함께 지난 24일 호남 지역 유권자 1555명을 대상으로 설 특집조사를 실시해 2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44.6%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안 전 대표는 16.7%를 얻어 뒤를 이었으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 전 대표와 오차범위 내인 13.1%를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yaho1017@tf.co.kr

원문 출처 http://news.tf.co.kr/read/ptoday/167483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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