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비하인드]'수감' 이 부회장 오늘 50번째 생일, '평정심' 유지가 관건

2017. 6. 23. 12:00이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늘(23일) 50번째 생일을 맞았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늘(23일) 50번째 생일을 맞았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늘(23일) 50번째 생일을 맞았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지난 2015년 6월 23일. 48번째 생일을 맞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서울 서초 삼성그룹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와 관련해 삼성생명공익재단을 대표해, 더 나아가 그룹의 대표로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그 후 2년이 지난 오늘(23일) 이재용 부회장은 50번째(만 49세) 생일을 맞았다. 지난해까지 이재용 부회장은 와병 중인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의 얼굴을 자처하며 실용주의의 색을 입힌 '뉴 삼성'으로의 담금질에 여념이 없었다.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지천명(知天命)'을 목전에 둔 올해 새 리더의 일련의 노력들의 성과가 표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지만, 정작 이재용 부회장은 집무실이 아닌 서울구치소에서 생일을 맞게 됐다.

재계에서 그룹 총수 일가의 '생일'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수감자의 생일 당일 구치소 생활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 교정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식단은 물론 재판에 참여할 때까지의 동선에도 변함이 없다. 최근 재판이 길어지면서 재판부가 오후 5시 30분에는 꼭 저녁을 위해 휴정을 하기 때문에 만일 이날도 '마라톤' 재판이 진행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평소와 같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밥차 식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이 언급 자체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삼성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의 50번째 생일에 관한 질문에 "평소와 다를 것이 있겠느냐"는 말 외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5년 6월 23일 서울 서초 삼성그룹 사옥에서 삼성서울병원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했다.

사실 '생일'이라는 기념일 자체보다 연일 지지부진 소모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재판과정과 그에 따른 총수의 경영공백에 대한 걱정이 훨씬 더 크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로 이재용 부회장의 '멘털'과 육체적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4월 7일 첫 재판 이후 지금까지 약 석 달 동안 주 3~4회 일정으로 30회차가 넘는 재판에 출석했다. 특히, 증인 신문이 본격화하면서 평균 10시간을 넘기는 강행군 일정이 연일 계속됐다. 그러나 피고인석의 앉아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표정은 늘 차분하고, 자세는 늘 꼿꼿하고 흐트러짐 없었다. (2017년 4월 7일 자 <이재용 첫 공판 '초집중'…수시간째 '정자세' 유지한 채 진술 '경청'> 기사 내용 참조)

그러나 최근 들어 이재용 부회장의 '평정심'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의 태도에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6일 진행된 29차 재판 때부터다. 이재용 부회장은 평소 증인신문이 진행될 때 질문자와 증인을 응시하거나 중요한 쟁점이 다뤄질 때는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고 피고인석에 놓인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는 등 집중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대부분 시간을 명상을 하는 사람처럼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다. 가끔씩 안경을 벗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생각에 잠기거나 눈 마사지를 할 때도 힘든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꼿꼿이 펴져 있던 허리도 기울었고, 피고인석 명패가 놓인 책상에 양팔을 기대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 같은 상태 변화를 두고 삼성 관계자들은 물론 현장에 있는 다수 취재진 사이에서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말들이 오간다. 다수 관계자들은 수없이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에 논점에서 벗어난 신문이 연일 이어지다 보니 정신적·육체적 건강상태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 21일 진행된 31차 재판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그룹 측이 산출한 합병비율의 정당성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이 3시간이 넘도록 쳇바퀴 신문을 이어가자 재판부가 "특검과 삼성 양측에 모두에 세게 얘기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예정된 신문시간을 지키고 불필요한 신문은 의견서로 대체하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재판이 없는 날에는 가족들과 접견은 일체 미루고 변호인단과 회사 법무팀 관계자들과 자료를 검토한다"라며 "빡빡한 재판 일정 속에서 상대적으로 이동이 길고, 재판이 장기화하면서 재판 관계자들 모두가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가 온 것 같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likehyo85@tf.co.kr

원문 출처 http://news.tf.co.kr/read/economy/1694657.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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