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가 체질' 때문에 너덜너덜"…시청률과 바꾼 겸손

2019. 9. 6. 21:30이슈

JTBC '멜로가 체질'이 16회 중 8회까지 방송됐다. 후반부에서는 더 많은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JTBC 제공

이병헌 감독 "드라마 또 하고 싶어"[더팩트|문수연 기자] 첫 드라마에서 처참한 성적을 받아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병헌 감독이지만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병헌 감독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연출 이병헌)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당차게 드라마에 도전했지만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인 그는 대중이 좋아하는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의 간극을 줄여가는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1600만 관객을 모은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드라마에 도전해 부딪히며 깨달음을 얻고 있었다.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코믹 드라마다. 지난달 9일 첫 방송돼 호평 속에 8회까지 방송됐다.

이병헌 감독은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어색하고 너무 떨린다"며 긴장한 모습을 역력히 드러냈다. 배우들도 방송 중에 열린 기자간담회가 생소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한 명씩 차례로 인사를 전했다.

'멜로가 체질'은 절반의 방송 분량이 남았지만 최근 모든 촬영을 마쳤다. 촬영은 마친 소감을 묻자 공명은 "촬영을 마쳐서 홀가분하게 기자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심스러운 말투로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작품에서 꿀 빨았다고 생각한다.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듣던 안재홍은 "저는 꿀 빨지 않았다. 저는 대사가 많아서 열심히 했다. 물론 공명 씨가 열심히 안 했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공명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 감독은 영화만 하다 처음으로 드라마를 하게 됐다. 작업과 방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험을 처음 해보는 이병헌 감독은 마냥 신선하고 재밌었다며 촬영 종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청률이 이런데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우리끼리 들떠서 행복한 시간 보냈다. 내가 대본을 썼지만 대사량이 어마어마했다. '이걸 배우가 어떻게 하나' 싶은 대사가 많았다. 하지만 대사를 버릴 수 없어서 끊어서라도 가려고 욕심을 냈다. 그런데 배우분들이 끊지 않고 한 번에 감정까지 살려서 대사를 해주셨다.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은 저조한 시청률에도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해 행복하다고 밝혔다. /남용희 기자

'멜로가 체질'은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1%대의 시청률로 아쉬움을 자아낸다. 많은 시청자들은 낮은 시청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에게 저조한 시청률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그를 비롯해 배우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 민망한 듯 웃으며 마이크를 든 이 감독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분석이 끝나지는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아 분석할 지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목격한 게 있다. 10대~20대 초중반 사촌들과 드라마를 봤는데 이해를 못 해서 자꾸 질문을 하더라. 내가 그 지점까지 헤아리지 못했구나 싶었다. 포용력이 좁은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부담도 있고 압박도 있지만 우리한테 주어진 1%가 뜨겁고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게 분위기가 좋다. 그 수치를 가지고도"라며 '셀프 디스'를 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이 감독이 처음부터 시청률에서 자유로웠던 건 아니었다. 올해 초 영화 '극한직업'이 1600만 관객을 모은 만큼 1%대의 시청률은 그에게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사실 높은 시청률을 예상한 건 아니었지만 그걸 고려해도 예상 시청률에 미치지 못했다. 아침에 시청률을 확인하는데 잘못 본 줄 알고 휴대폰을 흔들었다. 미친 짓을 한 거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감독은 낮은 시청률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은 않았다며 "겸손해졌다. 올해 초에 어마어마한 수치를 경험하면서 나도 모르게 생긴 불손함을 잠재울 수 있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기회를 주신 제작사, 방송사에도 감사하다"고 겸손한 말투로 진심을 덧붙였다.

이병헌 감독은 첫 드라마 도전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추후에도 드라마를 또 하고 싶다고 전했다. /JTBC 제공

이 감독은 드라마를 처음 해본 소감을 묻자 망설임 없이 "드라마는 역시 힘들었다"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입을 뗐다. 그러면서 "글과 연출을 같이 한다는 게 모험이었는데 모험 끝에 너덜너덜해졌다. 하지만 또 하고 싶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좀 더 계획적으로 덜 힘들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영화와 드라마 연출을 같이 하는 감독이 많지 않은 만큼 한 기자는 "후발주자에게 조언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병헌 감독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힘들다. 뭐 하나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드라마 병행은) 저만 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천우희는 '멜로가 체질'에 강력한 한방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드라마라며 정주행을 당부했다. /JTBC 제공

오늘(6일) 9회가 방송되며 후반부가 시작되는 만큼 관전 포인트, 강력한 한방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 감독과 배우들은 답변을 미루며 고민에 빠졌다. 천우희는 허공을 바라봤고, 안재홍은 테이블에 놓인 마이크를 옆자리에 앉은 공명에게 슬쩍 밀었다. 그러자 공명은 웃으며 다시 마이크를 안재홍에게 넘겼다.

결국 천우희가 나섰다. 그는 "강력한 한방은 없는 것 같다. 각자의 이야기가 잘 녹아들고 곱씹을수록 여운이 남는 대사가 있다. 남은 회차도 같은 방식일 것 같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 거다. 16회까지 봤을 때 마음이 꽉 차는 충만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진주(천우희 분)와 범수(안재홍 분)의 키스신 정도는 스포일러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옆자리에 앉은 천우희에게 슬쩍 묻더니 "그런 로맨스가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또한 이 감독은 "은정(전여빈 분)이의 이야기 부분을 편집하면서 많이 울었다. 로맨스와 눈물이 기다리고 있다. 예측하지 못한 결과도 있다. 굉장히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예상에서 벗어난 재미가 있을 거다"라고 전해 후반부를 기대하게 했다.

'멜로가 체질'은 매주 금, 토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munsuyeon@tf.co.kr[연예기획팀 | ssent@tf.co.kr]

원문 출처 [TF현장] "'멜로가 체질' 때문에 너덜너덜"…시청률과 바꾼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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