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1. 04:59ㆍ이슈
[더팩트|권혁기 기자] 배우 문소리가 성공적으로 연출 데뷔를 알렸다.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감독 문소리·제작 영화사 연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문소리는 각본, 감독에 주연까지 모두 소화했다.
문소리는 지난 2011년 연출을 결심했다. 그는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힘이 들더라. 어렸을 때는 이유없이 자신감이 들었다면 나이가 드니깐 또 이유없이 자존감이 떨어졌다. 원인을 찾다가 나를 좀 들여다 봤던 것 같고, 그러면서 뭔가 부족하면 공부를 좀 해보자는 생각에 영화에 대해 공부를 하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임순례 감독님께서 기왕 공부할 거면 연출을 공부해 보라고 권하셨다. 그렇게 연출을 공부하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설명했다.
오는 14일 개봉 예정인 '여배우는 오늘도'는 1~3편으로 나눠진 옴니버스 영화다. 1부 '여배우'는 지난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단편 쇼케이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일본 숏쇼츠영화제&아시아, 미쟝센 단편영화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천안여성영화제, 삿포로국제단편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초청됐으며 2부 '여배우는 오늘도'는 2015년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3부 '최고의 감독'은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부터 삿포로국제단편영화제 등 다양한 곳에서 상영됐다.
'여배우는 오늘도' 속 단편영화들은 2014년과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포스터문소리는 영화에서 문소리로 등장한다. 픽션이지만 남편인 장준환 감독이 짧게 출연하고,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가 등장해 실제와 영화를 혼동시킨다. 그만큼 영화는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배우 문소리의 고민이 묻어 있다. 그는 "내가 매력적이니 안 매력적이니?"라고 매니저에게 묻는다.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그친다. 치과에서 임플란트를 해야하는 엄마는 문소리에게 "원장과 사진만 찍어주면 DC를 해준다더라"는 말에 메이크업을 받고 치과를 방문하기도 한다.
또 작품이 없어 쉬고 있다가 어렵게 들어온 작품 캐릭터는 대학생 자식을 둔 정육점 여주인 역할, 일부러 화장을 지우고 얼굴을 붉게 만든 뒤 감독과 제작사를 만나 '거절의 변'을 펼치는 문소리의 모습은 정말로 있었을 법한 일이다.
극 중 "예쁘지 않다"라는 대사에 대해 "제가 데뷔했을 때 그런 얘기를 종종 들었다"는 문소리는 "'박하사탕' 때 2000 대 1의 경쟁을 뚫고 배역을 따냈는데 다들 '누구야 누구야'라며 '평범한 이미지이고 여배우를 할만큼 예쁘지 않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 때 그 기준이 뭘까 궁금했다. 그래서 이창동 감독님한테 여배우는 얼마나 예뻐야하는지 물어봤다"며 "그랬더니 '소리야 너 예뻐. 그런데 다른 여배우가 지나치게 예쁜거야. 배우를 하기에 충분히 예뻐'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지금 생각으로는 배우에게 중요한 것은 에너지이고, 그 에너지가 매력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데뷔 18년차 배우다운 생각을 내비쳤다.
문소리는 영화에 대해 "픽션이지만 내용은 진짜에 가깝다"며 "영화 속 일들과 유사한 일들이 있었기에 모두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더팩트 DB감독이기도 한 문소리는 언론시사회 후 가진 간담회에서 "다큐가 아닌 픽션이지만 내용은 진짜"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영화에서처럼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시어머니가 병원에 있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일들이 있었기에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지만 모두가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라며 "그래서 저도 보면서 헷갈릴 때가 있었다. 기억이라는 게 다시 구성되기도 하지 않나? 그런 기억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그렇게 섞인 것 같다"고 회고했다.
영화에서 "연출은 아무나 하냐? 연기나 잘해"라는 문소리의 대사가 등장한다. 문소리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감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렇지만 그걸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저한테는 없는 것 같다. 제 인생이지만 삶을 살아가다보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해볼 것 같다. 지금 저의 자리가 무엇이며 어떤 사람인지 엄격하게 생각해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려한 연출로 배우를 넘어 감독으로 데뷔한 문소리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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