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6. 18:59ㆍ이슈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찬 바람 영향일까요? 감성이 부쩍 깨어나는 계절, 가을입니다. 출근길과 퇴근길 혹은 등굣길과 하굣길에 주위를 둘러보면 귀에 이어폰을 꽂은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요즘 음악 팬의 마음을 빼앗은 곡들을 보면 대다수 주제가 '이별' 혹은 '헤어진 연인'인 것에 시선이 쏠립니다.
26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음악 사이트 지니의 실시간 음원 순위를 보면 1위부터 13위까지 '이별' 혹은 '헤어진 연인'을 주제로 한 곡이 무려 9곡이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에픽하이 '연애소설' '상실의 순기능' '문배동 단골집', 포맨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 비투비 '그리워하다', 스탠딩 에그 '바보야', 김나영 '헤어질 수밖에', 임창정 '그 사람을 아나요', 윤종신 '좋니'가 그 주인공입니다.
음악 팬들이 뮤지션의 화제성보다는 음악성을 바탕으로 곡을 선택해 플레이리스트를 채우는 분위기가 돋보이는 요즘입니다. 아무리 인기가 많은 뮤지션이라고 할지라도 좋은 음악으로 듣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금세 음원 순위에서 밀려나기 쉽죠. 위 곡 목록에서 윤종신 '좋니'를 제외한 모든 곡이 지난주, 이번 주에 발표됐는데요, '이별' 혹은 '헤어진 연인'을 주제로 한 곡들이 같은 시기에 잇따라 발표돼 음악 팬들의 감성을 관통하고 입맛을 만족하게 해 음원 순위를 점령한 겁니다.
음악 사이트 지니 실시간 음원 순위. 26일 오전 9시 기준 지니의 실시간 음원 순위를 보면 1위부터 13위까지 '이별' 혹은 '헤어진 연인'을 주제로 한 곡이 무려 9곡 랭크됐다. /음악 사이트 지니 화면 캡처위 언급한 곡들 대다수는 생활적인 가사가 일품입니다. 마치 실제 상황을 묘사하듯 구체적인 배경과 소재를 바탕으로 노랫말을 끌어갑니다. 대표로 에픽하이 '연애소설', 포맨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를 꼽아 살펴보겠습니다.
'기억나? 캄캄한 영화관/너와 내 두 손이 처음 포개졌던 날/감사했어. 한평생 무수한 걸 짓고 무너뜨렸을/네 손이 내 손에 정착한 것을/기억나? 네가 가족사를 들려준 밤/그건 나만 아는 너 한 조각 주고픈 마음/비가 와 이불 밑에서 넌 내 몸을 지붕 삼아 이 세상의 모든 비를 피했어/다 기억나, 네가 없는 첫 아침도 잘 참다 끝내 무너진 그 순간을/한참 울었거든 샤워실에서 비누에 붙은 너의 머리카락을 떼며' -에픽하이 '연애소설' 中
에픽하이 '연애소설'은 지난 23일 발매된 정규 9집 '위브 돈 썸띵 원더풀(WE'VE DONE SOMETHING WONDERFUL)' 타이틀곡으로 아이유가 피처링한 곡입니다. 이별 후 지우고 싶은 기억들과 추억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곡인데요, 섬세한 비유와 상황으로 이별의 감정을 표현했네요. 헤어진 연인과 처음 마음을 나누게 된 당시, 이별 후 눈물을 터뜨리게 된 가슴 아픈 상황을 아주 절묘하게 표현해 감탄을 자아냅니다.
'분명 나는 꿈을 꾼 거다.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휴대폰을 확인해 봤더니 다시 봐도 이별이더라/헛웃음만 흘러나왔고 두 다리는 풀려 버렸고/문득 스친 네 얼굴 생각나 눈물이/하염없이 쏟아지는데 대체 무슨 짓을 한 건데/엎질러진 물에 난 젖은 채로 꼼짝 못 하고' -포맨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 中
포맨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는 지난 24일 발매된 정규 6집 '리멤버 미(REMEMBER ME)' 타이틀곡으로 포맨 초기 멤버이자 바이브 멤버인 윤민수, 그리고 KingMing이 작곡을, 윤민수 이수빈이 작사를 한 곡이죠. 갑작스러운 이별을 믿지 못하고 돌아선 사랑을 다시 잡고 싶다는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연인과 헤어진 후 잠을 자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엄습하는 허전함과 헤어진 연인을 향한 그리운 마음, 이로 인해 펼쳐지는 상황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대단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남성 듀오 포맨은 24일 오후 6시 3년 5개월 만의 정규앨범인 6집 '리멤버 미'를 발매했다. /메이저9 제공해당 곡을 부른 당사자인 포맨 또한 가사에 굉장한 공감을 하고 있었는데요, 25일 진행된 포맨 정규 6집 '리멤버 미' 쇼케이스에서 포맨 멤버 신용재는 "가사가 직설적이고 가사에 생활적인 단어가 나와서 공감이 많이 됐다. 가사에 이별했을 때의 상황이 담겼더라.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말하며 가사 속 상황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처럼 뛰어난 음악성은 물론이고 계절의 분위기와 안성맞춤인 곡들의 발표 행진에 대중의 귀는 연일 즐겁습니다. 귀는 즐겁지만 절절한 가사와 감성적인 멜로디에 금세 마음은 뭉클해지고 눈가는 촉촉해질 수도 있겠네요. 왠지 가슴 한편이 휑한 요즘, 음악 팬들이 행복할 수 있는 곡들을 발표해준 뮤지션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웁니다. 뮤지션 여러분, 앞으로도 좋은 곡과 활동 부탁드립니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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