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7. 00:00ㆍ이슈
정지우 감독 "류준열, 괴물 같은 배우"
[더팩트|권혁기 기자] 정지우(49) 감독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 있어 일가견이 있다. 1999년 문제작 '해피 엔드'는 남녀 치정극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주제의식이 있다.
딸 서연이와 남편 서민기(최민식 분)를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대학시절 애인 김일범(주진모 분)과 우연히 만난 최보라(전도연 분)는 가족과 젊은 시절의 '기억' 사이에서 방황한다. 최보라는 김일범을 만나기 위해 아이의 분유에 수면제를 부셔 넣어 이고, 서민기느 개미가 든 분유를 딸이 먹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부부 간의 신뢰가 깨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해피 엔드' 안에 있다.
지난 2014년 개봉된 '4등'도 겉면은 1, 2, 3등, 금, 은, 동으로 점철되는 한국사회의 줄세우기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두르고 있지만 실상은 엄마의 잘못된 '사랑'이 내포돼 있다. 엄마 정애(이항나 분)는 아들 준호(유재상 분)가 1등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체벌을 서슴치 않는 국가대표 출신 강사 광수(아역 정가람/성인 박해준 분)에게 지도를 맡기지만 잘못된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4등'은 성공이란 스스로가 결정하고 추구해야한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그 안에 가족의 사랑을 잘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2일 개봉된 '침묵'(제작 용필름)은 좀 더 직접적이다. 재력과 사랑, 세상을 다 가진 남자 임태산(최민식 분)은 모든 것이 완벽히 행복하다 믿었던 그 날 약혼녀이자 유명 가수인 유나(이하늬 분)가 살해 당하면서 예기치않는 사건에 휘말린다. 용의자로 임태산의 딸 임미라(이수경 분)가 지목되고 임태산은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임태산은 최고의 변호인단을 마다한 채 미라의 무죄를 믿고 보듬어줄 젊은 변호사 최희정(박신혜 분)을 선임한다. 미라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을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사라진 그날의 CCTV 영상을 갖고 있는 유나의 팬 김동명(류준열 분)의 존재가 드러나며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정지우 감독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카페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침묵'은 큰 성공을 했지만 희한한 일을 맞이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또 "가정이 부서진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된 남자는 큰 성공이 문제가 아니라 가족에게 난 큰 구멍을 메우는게 먼저인 인물"이라고 '침묵'의 성격을 설명했다.
다음은 타고난 이야기꾼 정지우 감독과 주고받은 일문일답.
박신혜는 '침묵'에서 선배 최민식과 많은 호흡을 맞췄다. 박신혜는 앞선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최민식에 대해 "존재 자체가 조언"이라며 "되게 즐거웠다. 현장을 즐겁게 만들어주셨던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지우 감독은 박신혜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예쁜 배우"라고 말했다. /영화 '침묵' 스틸-'해피 엔드' 이후 최민식과 18년 만에 만났다.
그렇죠. 가끔 만나서 인사를 드린 적은 있는데, 다시 작품을 하기에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합이 '짝' 맞아야하는데 그렇지가 않죠. 밖에서 볼 때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저와 최민식 선배, 용필름 임승용 제작자가 다시 만나기에는 녹록치 않았습니다. '태양은 없다' 김성수 감독님과 정우성 배우가 최근 '아수라'로 만나긴 했지만 셋이 모인 작품이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잖아요? 그 분들도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그 기회가 쉽게 오지는 않는 것이죠.
-그래도 박해준 배우는 '4등'에 이어 곧바로 다시 만났다.
박해준 배우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캐릭터이죠. 한 쪽에는 천진난만함이 있는데 다른 쪽에는 진짜 무서움이 도사리고 있죠. '화이' 때는 가장 쿨한 아빠, '화차'에서 기억나세요? 김민희 씨를 쫓아온 사채업자였는데 정말 폭이 넓은 배우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죠. 그 중에서도 마음 속 선한 눈빛이 좋았던 것 같아요.
-박신혜와는 인연이 있었나?
없었죠. TV에서 보면서 저렇게 예쁜 사람이 있다니? 그런 생각을 한 게 첫 번째였어요. 비현실적으로 예쁜 것 같아요. 저는 캐릭터적으로 관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배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배우는 의심이 가는 얼굴이라고 얘기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박신혜는)뭔가 '캔디형'이라고 할까요? 박신혜가 연기한 장면 중에 불안을 드러내는 얼굴이 있었죠. '내 딸의 법률 대리인이 돼 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확신은 없고, 인간적으로 딸과 관계가 있는 인물이 보여줄 수 있는 불안한 느낌의 얼굴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수경 배우가 '선생님은 나 믿어요?'라고 묻지만 박신혜의 얼굴은 믿지 않고 있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매우 신뢰가 가는 배우였어요.
정지우 감독은 류준열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 감독은 류준열에 대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배우가 될 것"이라며 "조만간 모든 관객이 동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용필름 제공-류준열은 어땠나?
(웃음)이하늬 배우에 대해 진짝 덕후의 덕후의 덕후인 팬의 눈빛으로 연기했죠. 이하늬 배우가 그런 눈빛으로 류준열 배우가 자기 옆에 와서 밀착을 하는데 진짜 기분이 힘들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게 극 중 류준열 배우가 이하늬 배우와 인증샷을 찍는 장면이었거든요. 원래 덕질의 기운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배우가 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정말 괴물 같다고나 할까요? 아마 조만간 모든 관객이 동의할 것 같아요. 제 영화에 출연해 하는 덕담이 아니라 그거와 상관없이 류준열 배우가 갖고 있는 감성과 속도감, 영민함, 이런 것들이 정말 그럴 것 같아요.
-정말 극찬인 것 같다.
박신혜 배우도 그동안 했던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다른 영역으로 확장시킬 거라고 봅니다. 박신혜 배우와 GV를 같이 하면서 느낀 점은, 그가 영화계에 있음으로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어요. 그 연배 중에 주연을 하는 배우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연기가 빼어난 배우들은 많지만 그 연배에 맞는 여배우를 찾기가 쉽지가 않죠. 어떤 시나리오를 쓰면 캐스팅이 어렵다고 얘기하는 게, 그 나이대의 배우를 찾기 힘들 때가 있거든요. 그렇기에 박신혜는 더욱 뛰어난 활동을 할 것이죠.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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