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3. 20:30ㆍ이슈
'뺑반' 주연배우 류준열 인터뷰[더팩트ㅣ강수지 기자] 4년 전이다. 일반 관객의 자격으로 영화 '소셜포비아'를 관람하러 극장을 찾은 날, 운이 좋게(?)도 감독, 배우의 무대인사를 마주할 수 있었다. 드라마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 변요한이 관객들 앞에 섰고, 한 낯선 배우가 "늦어서 죄송하다"며 그 옆에 뛰어 들어왔다. 다듬어지지 않은 말투로 '영화 재밌게 봐 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그는 바로, 지금 대중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충무로의 사랑을 듬뿍 받는 배우 류준열(33)이었다.
교정기를 끼고 잔망스럽게 연기하던 그가 생생하다. 생소한 얼굴인데 연기가 참으로 유려해 금세 그 얼굴이 뇌리에 박혔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케이블 채널 tvN '응답하라 1988' 주연배우로 발탁이 됐고,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류준열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내면의 한 면을 스포이드로 '콕' 뽑아 극대화해 캐릭터에 투영, 오롯이 표현해낸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이런 느낌은 기자 개인의 생각만은 아닌 듯, 그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막론하고 잇따라 러브콜을 받으며 연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중이다.
배우 류준열은 영화 '뺑반'에서 뺑소니 전담반 에이스 순경 서민재 캐릭터로 변신했다. /'뺑반' 스틸소처럼 성실히 일하고 있는 류준열 배우는 그만큼 작품 인터뷰도 잦은 편이다. 그런데 매일 같은 인터뷰 취재에도 류준열 배우와의 인터뷰 인연이 없었다. 드디어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영화 '뺑반'(감독 한준희·제작 호두앤유픽쳐스㈜)의 주연배우로 활약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차기작인 '전투'의 촬영이 끝난지 얼마 안 돼 짧은 머리를 한 류준열은 회색 앙고라 니트로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냈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니 그가 기자들을 향해 "영화 재밌게 보셨어요?"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 현장은 순식간에 화기애애해졌다.
배우 류준열은 영화 '뺑반'에서 카 체이싱 장면 가운데 90% 이상을 직접 소화했다. /'뺑반' 스틸'뺑반'은 통제불능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정재철(조정석 분)을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장르 영화다. 류준열은 이번 영화에서 뺑반의 에이스 순경 서민재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평소 자동차와 운전에 관심이 많다는 류준열은 이번 영화에서 원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 속도감 있는 카 체이싱 장면의 90% 이상을 직접 소화했다는 그는 "촬영하면서 최고 시속 300㎞까지 달려봤다"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평소에는 운전을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운전은 안전 운전이 최고죠(웃음). 관계자들의 통제, 안내에 따라서 긴 코스에서 시속 300㎞까지 달려봤는데요. 달리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생을 돌아보게 돼요(일동 폭소). 비행기와 다른 느낌이에요. 자동차 운전석의 시속 300㎞는 인생에서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인데, 참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배우로서 정말 새로운 도전이었죠. 기존 카 체이싱과는 결이 많이 달라서 어떻게 촬영이 진행될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배우가 직접 연기하는 것보다 스턴트맨 분들의 도움을 받는 게 훨씬 그림에 좋은 경우가 많죠. 이번 영화에서는 차의 움직임에서 배우와 캐릭터의 감정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많은 장면에서 배우가 직접 운전을 했어요. 계속 촬영하다보니 욕심이 조금씩 나더라고요. 드리프트도 직접 하겠다고 하고, 어떻게 하다보니 90% 이상을 직접 촬영했더라고요. 스크린으로 확인해봤는데,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웃음)."
배우 류준열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어떻게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몫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쇼박스 제공첫 작품 영화 '소셜포비아'부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운빨로맨스', 영화 '더 킹' '택시운전사' '침묵' '리틀 포레스트' '독전' 등 굵직 굵직한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다채로운 캐릭터로 대중을 만난 류준열이다. 그 과정에서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친 그는 이번 영화에서 또 한 번 섬세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극 중반부 이후 감정선을 구축하는 것에 있어서 이성민의 대사와 연기가 큰 도움이 됐다는 그다.
"이성민 선배님이 '아들, 갚으면서 살자'라고 말씀하는 장면 덕에 후반부 캐릭터를 끌고 갈 수 있었어요. 표정, 미소가 마냥 진짜 '우리 아빠' 같았죠. '아버지' 아니고 '아빠'라고 부르고 싶어요(웃음). 선배님의 연기 덕에 아버지를 향한 감정, 캐릭터의 성격을 살릴 수 있었고, 보는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캐릭터 분석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생각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서민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류준열이 연기한 서민재는 영화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캐릭터다. 그리고 참 매력 있다.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묻자 류준열은 '책임감'이라는 단어에 손사래를 치며 겸손히 소신을 드러냈다. '제 몫을 다하고 싶다'는 류준열. 큰 몫도 훌륭히 해내는 그가 다음 작품에서 그려낼 캐릭터에 벌써부터 기대가 높아진다.
"음, 저에게 '책임감'이라는 단어는 무겁고, 조금은 부담이 되는 단어인 것 같아요. 영화, 삶, 배우, 아들 등 각각의 역할에 있어서 맡은 바의 양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 연기를 어떻게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몫을 다하려고 노력했죠. 주어진 몫을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joy822@tf.co.kr [연예기획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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