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12. 04:00ㆍ이슈
셋 다 아니라더니, 셋 다 맞더라[더팩트|성지연 기자] "버닝썬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이슈가 요즘은 마약이나 약물 관련 보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제가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하고 죄가 있다면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승리가 버닝썬 논란이 시작된 후 지난 2월, 자신의 SNS에 남긴 글 중 일부 발췌)
단 한 명도, 단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세 명의 친구는 사건 초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사가 시작된 뒤에도 마찬가지다. 표정 하나, 눈빛 하나 변하지 않고 당당한 목소리로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는 승리의 모습에 우리는 한 번 속았고 눈물을 흘리며 사과문을 읽는 정준영의 모습에 우리는 두 번 속았다. 리더로 오랜시간 몸담았던 FT아일랜드를 탈퇴하고 연예계에 아예 발도 들이지 않겠다던 최종훈의 결단에 '설마' 하면서도 세 번 속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진실은 상상했던 것보다 추악했다. 해당 사건과 무관하다던 초반 입장과 다르게 시간이 지날 수록 이들의 말은 점점 '잘못은 저지른 것은 맞지만 몰랐던 사실이다', '억울한 부분은 있지만, 어쨌든 물의를 일으켰다', '연예계를 떠나는 것으로 실망시켜 드린 부분에 대해 사죄하겠다' 등으로 비겁하게 변화했다.
그룹 빅뱅의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 마약 사건과 이를 통해 알려진 승리 친구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이덕인 기자집단 성폭행, 성매매, 성매매 알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혐이,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 등 지저분하고 파렴치한 죄목이 현재 승리, 최종훈, 정준영을 수식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세 명의 청년은 어쭙잖은 SNS 사과문이나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서 흘리는 눈물 등으로 자신의 큰 죄를 흐지부지 덮을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나보다. 여전히 자신은 '셀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엔터테인먼트 문화를 선도하고 케이팝을 이끌던 빅뱅의 전 멤버 승리와 FT아일랜드의 전 리더 최종훈, 그리고 가수 정준영. 오랜 시간 가요무대, 예능 등을 통해 친근하게 봐왔던 그들이 흉악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사실은 좀처럼 믿기 힘들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이들 모두 궁지에 몰려서야 자신의 죄를 꾸역꾸역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준영에 이어 '승리 단톡방' 멤버로 두 번째 구속이 결정된 최종훈. /이선화 기자그 가운데 지난 10일 오전, 최종훈이 '단톡방' 멤버로는 두 번째로 구속이 결정됐다. 그는 지난 2016년 강원 도 홍천과 대구에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술을 마신 후 정신을 잃었고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며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달 30일 최종훈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했고 혐의에 대해 조사했으며 당시에도 최종훈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최종훈이 혐의를 부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단톡방 불법촬영물 논란'이 일었을 당시에도 "현재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연예인들과 친분이 있어 연락을 주고 받았을 뿐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단톡방'에 자신이 직접 촬영한 불법 촬영물과 음란물 등을 유포한 사실이 드러났고 더는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자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 및 정보통신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결국 그간 해온 모든 거짓말은 들통나고 말았다.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정준영 또한 같은 날 열린 공판 준비기일에 참석해 최종훈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파렴치한 짓도 같이 하던 두 친구는 체념과 인정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시기였다. 한편 승리는 여전히 버티는 중이다. 자신에게 추가된 성매매 의혹과 관련, 합의된 성관계였음을 강조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아울러 지난달 19일 음주운전이 적발되자 경찰에 뇌물을 건네고 관련 보도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은 최종훈은 뇌물공여 의사표시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도 했다. 결국 집단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최종훈은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왔고 그는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태연한 얼굴로 "죄송하다"는 한마디를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위대한 승츠비'라는 별명을 지닐 정도로 그룹 빅뱅의 성공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승승장구하며 어린 나이에도 남다른 재력가로 이름을 알렸던 승리. /MBC 방송캡처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불법 '버닝썬'을 홍보했던 승리, 보이밴드로 감미롭고 트렌디한 음악을 통해 국내 뿐 아니라 한류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최종훈, '1박 2일'에서 순수한 청년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던 정준영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 현재 그들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팬들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세 사람. 다시는 보고 싶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amysung@tf.co.kr[연예기획팀 | ssent@tf.co.kr]
오늘의 검색어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왔네 왔어"...이민호·지창욱·주원 '한류스타의 귀환' (0) | 2019.05.13 |
---|---|
SBS도 변화의 바람...월화 예능 16부작 파격 편성 (0) | 2019.05.12 |
조수현, 회사원 새 삶 중 극단적 선택…동명이인 배우까지 피해 (0) | 2019.05.11 |
기안84, 장애인 비하 논란에 사과 "재밌게 하려고 과장…죄송하다" (0) | 2019.05.11 |
'걸캅스'가 평점 테러를 받은 이유 (0) | 2019.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