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봉준호 감독 "내 영화는 '삑사리의 예술'"

2019. 6. 7. 12:30이슈



봉준호 감독이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기생충' 비화와 차기작 계획을 밝혔다. /JTBC '뉴스룸' 캡처

봉준호 감독 "'기생충', 복잡미묘하고 이상한 영화...그래서 우리 현실과 더 비슷해"[더팩트|박슬기 기자]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옥자' 이후 2년 만에 JTBC '뉴스룸'에 재출연했다.

손석희 앵커는 6일 방송된 '뉴스룸'에서 "지난 주말에 영화를 봤는데 보고 나서 후회했다"며 "질문을 해야 하는데 전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았다.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 같다"며 인터뷰에 앞서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스포일러가 본격적으로 퍼지지 않는 걸 보면 관객 여러분이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저나 제작사나 호소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도와주신 기자들 덕분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 앵커는 "스스로 '기생충'을 이상한 영화라고 평했다. 뭐가 이상하냐"고 물었다. 봉 감독은 "흔히 보통 부자와 가난한 자의 이야기를 다룰 때 여러 가지 쉽게 떠오르는 이야기의 틀이 있지 않나. 그런 틀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예측 불가능한 면들이 많이 있어서 이상할 수밖에 없는 거 같다"고 답했다.

'기생충'은 부자 가족과 가난한 가족이 만나서 여러 가지 상황이 펼쳐진다. 손 앵커는 "'부자가 착하기까지 하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부자가 착하지 않다는 기본 전제로 들린다"며 "또 한편으로는 부자니까 착한 거다. '이 두 가지가 부딪히지 않나' 봉 감독의 부딪히는 이야기인가?"라고 질문했다.

봉 감독은 "두 가지 극단적인 면이 있다. 실제 우리 현실에서 삶은 거칠게 일반화시키기 쉽지 않은 양상들이 있다"며 "보통 흔한 영화에서 이 또한 거친 일반화일지 모르겠지만, 악당으로서 부자는 탐욕스럽고 욕심 많고, 갑질을 한다. 돈 없고 힘들지만 착하고 돈 없는자들끼리 연대한다. 많이 봐왔던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생충'은 더 복잡미묘한 면이 있다. 복잡미묘한 레이어들이 겹쳐져있어서 우리 주변과 더 비슷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JTBC '뉴스룸' 캡처

'기생충'에서 냄새는 꽤 중요한 도구로 등장한다. 봉 감독은 "부자와 일반 시민들이 다니는 동선이 다르다. 하지만 '기생충'은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만큼 서로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침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냄새라는 영화적 장치가 스토리에 큰 기능을 할 수밖에 없다"며 "사람의 상황과 형편, 처지 등이 잘 드러나는 게 냄새다. 인간의 최소한의 예의가 붕괴하는 순간을 다뤄 민감한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삑사리의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영화가 시작된 지 1시간 10분간의 러닝타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거대한 삑사리의 모먼트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러티브와 스토리의 흐름자체가 거창하게 말하자면 프랑스 영화에서 말하는 '삑사리의 예술' 흐름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봉테일'(디테일한 연출로 생긴 별명)이라는 별명에 "무척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영화가 정교하고 치밀한 건 좋은 미덕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저는 엉뚱함, 색다름, 이상한 과감성을 추구한다"며 "봉테일이라는 틀에서 보면 제 입장에선 갑갑하고 두려워지는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봉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룬 작품 하나와 미국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순서는 진행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두 개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psg@tf.co.kr[연예기획팀 | ssent@tf.co.kr]

원문 출처 '뉴스룸' 봉준호 감독 "내 영화는 '삑사리의 예술'"


오늘의 검색어

1위 52회 노출 2016P 남태현 2위 72회 노출 1939P 김연아 3위 53회 노출 1935P 장재인 4위 76회 노출 1818P 고유정 얼굴 5위 69회 노출 1612P 네덜란드 잉글랜드 6위 73회 노출 1489P 김원봉 7위 68회 노출 1027P 김승혜 8위 37회 노출 735P 단오 9위 71회 노출 704P 한국 호주 10위 40회 노출 667P 임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