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5. 22:30ㆍ이슈
지성 "시청률? 욕심 버리려고 노력 중"[더팩트|문수연 기자] 배우 지성의 눈물과 웃음에서는 '의사요한'에 대한 그의 진정성이 엿보였다.
지성은 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이대서울병원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극본 김지운, 연출 조수원) 기자간담회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의사요한'은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지난달 19일 첫 방송돼 1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극 중 한세병원으로 등장하는 이대서울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장 옆에서는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대서울병원은 수많은 취재 요청에도 쉽게 촬영을 허가하지 않았지만 SBS 관계자는 "'의사요한'이 그 와중에 허가를 받았다"고 귀띔하며 작풍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의사요한'이 10%대를 웃도는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 /SBS 제공이후 바쁜 촬영 스케줄에 조금 늦게 등장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허리를 숙여 인사를 전했다. 지성은 마이크를 들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떼며 6회 방송까지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재 10회 촬영 중이다. 스스로도 느끼는 게 많은 드라마다. 감사하게 생각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 언제 또 이렇게 멋지게 화면에 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더운 날 고생하는 스태프한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만큼 지성은 어깨가 유독 무거울 법했다. 지성은 이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이가 아내인 배우 이보영이라고 말했다. 이보영의 반응을 묻는 말에 지성은 얼굴에는 곧바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이보영 씨는 항상 드라마를 챙겨보며 많은 질타와 칭찬을 해준다. 아내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도와주고 용기도 심어준다. 때로는 촬영에 지쳐서 들어오면 옆에서 힘이 돼주고 격려도 해준다. 고맙다. 시청률이 잘 나올 때는 저보다 더 기뻐하고 시청률이 살짝 떨어질 때는 '우리 오빠가 상처받지 않을까'라며 저보다 더 걱정한다"고 전했다.
'딸 바보'로 유명한 지성은 딸의 응원도 떠올리며 행복 가득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딸이 '아빠, 나도 아프면 치료해줄 수 있어?'라고 묻더라. 제가 '주사는 못 놔도 감기 걸렸을 때 약 먹여줄 수 있어'라고 했더니 놀라더라. 딸한테 의사가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지성의 표정에서도 뿌듯함이 묻어나왔다.
배우 지성은 '의사요한'에서 차요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SBS 제공'의사요한'은 호평 속에 순항 중이지만 시청률이 10% 언저리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어 아쉬워하고 있는 시청자들이 많다. 조수원 PD는 '시청률 반등을 위한 전략'을 묻는 말에 "반등해야 하냐"고 반문하며 마음을 비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저는 유지만 해도 좋을 것 같다. 반등을 위해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거다. 지금처럼 차요한(지성 분), 강시영(이세영 분) 두 캐릭터가 서로 공감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잘 그리면 시청률은 올라갈 거로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지성도 솔직한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숫자로 결과가 나오면 듣지 않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욕심이 생기지만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왔던 대로 한 걸음씩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회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도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믿고 보는 지성'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지성은 그동안 탁월한 작품 선택을 해왔고 이번 작품에 대한 반응도 좋은 상황이다. 지성은 '의사요한'을 선택한 이유가 분명했다. 그는 "단순히 멋있는 캐릭터, 힘차게 뛰는 캐릭터 다 좋다. 하지만 제가 나이가 있어서 이제는 메시지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님, 감독님이 차요한을 제 생각보다 너무 멋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차요한은 불쌍한 아이다. 차요한을 통해 힘든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차요한은 극 중 선천성 무통각증을 앓고 있지만 이를 이겨내며 의사 생활을 하고 있다.
이를 들은 사회자는 "불쌍한 캐릭터지만 지성 씨가 하면 다 멋있다"고 칭찬했다. 이에 지성은 다소 당황한 얼굴로 재빨리 마이크를 들더니 "제 생각은 그렇지 않다"고 말을 잘랐다. 그는 "저는 항상 부족하다. 칭찬해주시면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지성이 아버지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SBS 제공지성이 '의사요한'을 선택한 이유는 캐릭터나 메시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존엄사를 다루고 있는 '의사요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아버지였다. 그는 "아버지가 수차례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심장이식 제안까지 들어왔다. 아버지는 '아들이 하라는 대로 할게'라고 하는데 그건 내가 결정할 수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꺼져가는 불씨처럼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심장이식을 결정했다. 사망률이 80%가 넘는다는 얘기를 들어서 수술 전 '다음 생에는 잘해드릴게요'라고 말했다"며 울먹였다.
이에 현장이 숙연해지자 지성은 "돌아가시지 않았다. 살아계신다"고 말해 분위기를 환기했다. 이어 그는 "다행히 아버지는 지금은 슈퍼맨이 되셔서 자식과 손자를 보고 계신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더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이식수술 받기 며칠 전, 내 딸과 아버지가 손을 잡고 걷던 장면이 생각난다. 이런 배역을 맡아서 감히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지성은 남은 10회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으며 "이렇게 테이블 놔두고 단상에 올라와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적응이 안 된다. 너무 좀…별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지성은 "예전 스타일이 좋은 것 같다. 너무 어색하고 쑥스럽고 불편하다"며 "그래도 와주셔서 감사하다. 잘 마무리해서 다시 좋은 자리에서 만나고 싶다. 감사하다"고 수줍게 인사를 전했다.
지성은 퇴장 후 병원에서 만난 환자와 가족들에게도 따뜻했다. 갑작스러운 사인 요청에도 그는 웃으며 응해줬고, 기자뿐만 아니라 대중 앞에서도 한결같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한편 '의사요한'은 매주 금, 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munsuyeon@tf.co.kr[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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