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 08:28ㆍ이슈
'남한산성' 최명길 役 이병헌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제작 싸이런픽쳐스)에서 이조판서 최명길로 분해 열연을 펼친 배우 이병헌(47)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남한산성'과 함께한 소회를 풀었다.
3일 개봉을 앞둔 '남한산성'은 소설가 김훈이 쓴 같은 이름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당시 임금과 조정이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 후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에서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 청의 치욕스러운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의 의견 대립, 그 사이에서 깊어지는 인조의 번민을 그렸다.
이날 이병헌은 "참 좋은 작품이고, 너무나 완벽한 시나리오였다"고 극찬하며 '남한산성'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스펙타클한 액션은 아니지만 어떤 액션보다도 더 치열하고 강렬한 말의 힘이 분명히 느껴졌어요. 표현하는 것은 배우의 몫이라 부담은 있었지만 말로 의견을 전달하는 부분들이 액션보다 강렬하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죠."
배우 이병헌은 영화 '남한산성' 개봉 전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워낙 시나리오가 완벽해서 애드리브를 하거나 어미를 고치거나 하지 않고 대본 그대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남한산성' 측 제공"역사의 실존 인물들이 고스란히 나오는 역사의 이야기였죠. 되도록 역사에 있었던 사실과 그것을 바탕으로 고증해서 그려낸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왜곡되지 않게 나리오에 충실하자는 생각이 컸어요. 뭔가 다른 시대극을 했을 때보다 조금 더 무거운 마음이 들었어요. 정말 진지하게 촬영에 임했던 것 같아요. 워낙 시나리오가 완벽해서 애드리브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단어나 어미를 일절 고치지 않고 대본 그대로 연기했죠. 예스러운 말투, 생소한 말투를 사용한 게 그 시절을 살았던 최명길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 같아요."
'남한산성'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최명길은 명과 청 사이에 놓인 조선의 상황에서 명분과 실리 사이를 고민하는 인조(박해일 분)에게 실리를 주장한 인물이다. 이병헌은 "만백성의 목숨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최명길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서 관객에게 큰 인상을 주는 장면은 최명길과 김상헌(김윤석 분)이 인조 앞에서 각자의 소신을 지키며 조선의 앞일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는 대목이다. 왕의 앞이기에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며 호흡을 맞췄다.
"극에서 최명길과 김상헌의 주장이 오가죠. 그게 이 영화의 큰 힘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결과적으로 누구의 주장을 선택하느냐, 보는 이가 누구 편이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나서 저 역시도 그런 생각이 들었고, 황 감독의 의도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요. 최명길 김상헌 두 사람 모두 지극히 옳은 소신을 갖고 있다는 것은 관객들도 느끼실 것 같아요. 왕이 누구의 손도 쉽게 들어주지 못하는 그 상황이 서글프죠. 둘의 외교 방법은 너무나 달랐지만 결국 모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두 사람의 주장과 의지가 모두 설득력 있게 다가오죠. 황 감독은 누구의 의견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서글픈 상황 자체를 관객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아닐가 싶어요."
배우 이병헌은 영화 '남한산성'에서 이조판서 최명길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남한산성' 측 제공"고개를 숙이고 연기를 하는 게 참 생소했어요(웃음). 80% 이상을 그렇게 연기했는데, 오히려 귀로 목소리를 듣고 몸으로 기운을 느끼면서 연기를 하니까, 상대방 눈을 보고 표정을 보면서 감정을 받아서 연기하는 것보다 더 예민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상대 배우의 뉘앙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더 예민하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죠(웃음)."
작품에 임했던 태도만큼이나 진지하게 인터뷰에 임하던 이병헌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유머러스하게 관객들이 '남한산성'을 보면서 주의해야 할 것을 귀띔했다. 그리고 '남한산성'하면 떠오르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 만족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작품 상영시간이 이렇게 길지 몰랐어요(웃음). 언론배급시사회 때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더라고요. 무대인사 때 고수 씨가 '작품 보기 전에 꼭 화장실 다녀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그게 괜히 하는 얘기가 아니었어요(웃음)."
"저는 집과 촬영지를 오가면서 '남한산성' 촬영에 임했는데, 지금까지 촬영한 작품 가운데 가장 고속도로를 많이 오간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남한산성'하면 문화유산 남한산성이 떠오르거나 하지 않고, 고속도로가 떠올라요(웃음)."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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