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3. 19:00ㆍ이슈
[더팩트|강일홍 기자]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뀌었지만 시청자들 가슴에는 연말 각종 시상식에 비친 감동과 환희의 순간들이 여운으로 남아있다. 이중에서도 대세 예능스타로 우뚝 선 이상민의 눈물은 유독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셨다. 이상민은 '2017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폭풍 눈물을 쏟았다. '미운우리새끼'의 어머니들이 뜻밖에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고, 당황한 듯한 어머니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어찌할 줄 모르는 가운데 입원한 어머니를 대신해 수상자로 나선 이상민의 뺨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시청자들을 찡하게 했다. "아들이 (오랜 빚에 허덕이며) 효도하지 못 할 때는 건강하셨다. 이제 효도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는데 어머님이 자주 아프시다. (어머니께서 이 자리에) 나오고 싶었는데 병원에 계시다. 혈소판 수치가 많이 떨어져서 몇 주간 방송을 못 하셨다가 이번주에 촬영을 했다. 녹화도 잘 했다고 기쁜 마음에 만세를 부르다가 넘어지셔서 허리를 다치셨다. 연세가 있으시니까 뼈가 굳을 때까지 누워있으셔야 한다. 엄마 걱정을 어머니들이 해주셔서, 그 고마움에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대신 감사드린다."
이날 대상 수상자는 '미운 우리 새끼' 모(母)벤져스 4총사로 불리며 지난 한 해 줄곧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이선미(김건모) 지인숙(박수홍) 이옥진(토니) 임여순(이상민) 여사였다. 시상식을 지켜보던 시청자들 모두에게 예상을 깬 파격의 수상결과로 받아들여졌다. '미우새'는 엄마의 시선으로 자식의 모습을 지켜보는 관찰예능이다. 실제 주인공들이 따로 있고, 애초 엄마들은 자식의 인기를 앞세워 스튜디오에 불려나온 보조 역할로 출발했지만 아마추어 방송인으로 거듭나며 진솔한 웃음을 안겨 어느덧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이상민은 아나운서 출신 전현무가 잠시 흔들어놓은 예능판도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이상민은 전현무 추자현과 함께 2017 SBS 연예대상 공동 MC로 나섰다. /더팩트 DB◆ 2017 SBS 연예대상, '모(母)벤져스 4총사' 이선미 지인숙 이옥진 임여순 여사
SBS '미운 우리 새끼'는 2017년 최고의 예능 중 하나로 거듭났다. 또 '미우새'는 튀는 네 아들의 활약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상상초월의 기행을 벌이는 김건모, 불혹의 철없는 클러버 박수홍, 수컷하우스로 엄마들의 걱정을 사는 토니안, 궁상과 럭셔리를 오가는 이상민의 일상은 그 자체만으로 관심거리가 됐다. 하지만 최상의 재료(인기스타)를 쏟아붓고도 제대로 맛을 내지 못해 외면받는 프로그램은 부지기수다. 어머니 4총사의 거침없는 입담이 없었다면 네 아들의 진가가 제대로 빛이 났을까.
수치상으로만 봐도 '미우새'는 SBS를 넘어 현재 방송 중인 전 채널 예능 중 가장 높은 시청률(20% 상회)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력한 후보로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신동엽이 꼽혔다. 2016년에 이어 2연속 대상 수상 여부가 점쳐지기도 했다. SBS 예능에 기여한 공로가 큰 유재석 역시 후보로 예상됐다. 상이란 받을수록 기분좋은 법이지만 너무 뻔한 결과라면 식상하다. 올해의 프로그램상은 물론, 예능초보 이상민의 신인상에 이은 엄마들의 파격 수상이 오히려 신선했다는 평가다.
바닥으로 추락한 뒤 누구 보다 어머니의 가슴을 졸이고 태웠을 이상민에게 어머니는 그래서 더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이상민이 2017 SBS연예대상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더팩트 DB◆ 이상민, 수십억 원의 빚더미 속 절망과 좌절 딛고 불모지 예능계 대세로 부상
방송인 이상민에게 2017년은 특별한 해로 자리매김됐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연말 시상식에서 유독 '예능 신인상'을 받은 이상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십수년 간 예능계를 좌지우지한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3파전에 예능계 대세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수 출신이란 점에서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아나운서 출신 전현무가 잠시 흔들어놓은 예능판도를 순식간에 뒤집을 만큼 저력을 발휘했다. 수십억 원의 빚더미 속 절망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순수함과 겸손함으로 시청자 사랑을 되찾았다. 그리고 희망을 쐈다.
이상민은 2010년 불법 도박장 운영 혐의로 추락한 뒤 불과 1년6개월 전만 해도 지상파 출연금지 대상인물이었다. 연예계가 워낙 부침이 심한 곳이긴 하지만 인기 대중스타라도 막상 이미지에 상처를 입으면, 극과 극을 달리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긴 자숙의 시간을 거쳐도 이를 쉽게 받아주지 않을 뿐더러, 빠르게 바뀌는 대중의 입맛과 취향을 따라가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능계만큼 보이지 않는 물밑 생존경쟁이 치열한 곳도 없다. 예외적으로 이상민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영역을 장악했다.
'대세 예능인' 호칭을 받고 있는 이상민에게 '신인상'은 낯설지만 매우 값진 선물이 됐다. 대중은 스타의 화려했던 과거보다는 지금 빈손일지언정 정직하게 살고있는 모습에 더 박수를 치게 마련이다. 그는 국내 최고 인기 혼성 그룹의 리더로, YG의 수장 양현석보다도 앞서간 저력의 음반제작자로 군림한 적이 있다. 바닥으로 추락한 뒤 누구보다 어머니의 가슴을 졸이고 태웠을 그에게 어머니는 그래서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이상민의 '폭풍 눈물의 의미'가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가슴에 되새겨지는 이유다.
eel@tf.co.kr[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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