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7. 12:40ㆍ이슈
6일 28년 만에 재벌 총수가 일제히 증인대에 서며 정재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최순실 게이트' 진실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가 전체 의원들의 질문 70% 이상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만 쏠리면서 '삼성 청문회'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부회장,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나이가 50살도 안 된 젊은 사람이 어른들도 많은 이 자리에서 동문서답, 조롱하듯이 발언하지 말아라." "머리 굴리지 마세요. 개 한 마리도 아니고 말 한 마리를 사는 일인데 그걸 모른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용 부회장은 모르는 것도 많고, 부족한 것도 많고, 기억력도 별로 안 좋은 것 같다. 차라리 기억력이 훨씬 좋고 아는 게 많은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게 어떠냐."(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논단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해 재벌총수 8명이 일제히 증인대에 서는 전례 없는 국정조사 청문회가 6일 기대와 우려 속에 진행됐지만, SK와 롯데그룹의 '면세점 특혜', 현대자동차 그룹의 '광고 몰아주기' 의혹 등 그룹별로 불거진 각종 이슈는 철저하게 뒷전으로 밀려난 채 전체 의원들의 질문 절반 이상이 삼성그룹에만 쏠린 '삼성 이재용 청문회'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조위원들로부터 그룹 이슈와 관련해 300여 개가 넘는 질문 세례를 받았다.삼성그룹의 경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 외에도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모녀에 대한 추가 지원, 국민연금 '특혜'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진 만큼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특조위원들의 질문 세례가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는 것이다.
이날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향해 "한화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게 말을 지원한 것 아니냐"며 첫 질문에 나선 이후 수 시간 동안 의원들의 질문은 오로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만 집중됐다. 심지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우 점심 전까지 특조위원들로부터 단 한 개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13시간 가까이 진행된 '마라톤' 청문회에서 다른 그룹 총수들에 대한 질문은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을 자발적으로 했느냐(총수 전원)',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의향이 있느냐(총수 전원)', '압수수색에 대한 사전 정보가 있었느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차은택 씨 소유의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준 것이 맞느냐(정몽구 회장)'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과정에서 면세점 특혜 의혹이 있었느냐'(최태원 SK그룹 회장·신동빈 회장) 정도가 전부였다. 더 큰 아쉬움은 청문회 전체 질의응답의 70% 가까이를 차지한 삼성 관련 이슈에서 그 어떤 진실규명도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 청문회'에 대한 지적은 도 넘은 막말과 호통에 집중한 '질문자'와 시종일관 같은 답변만 내놓은 '답변자'에 대한 쓴소리로도 이어졌다.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총수가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청문회가 막무가내식으로 총수들을 질책하는 '정치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2016년 12월 6일 자 <"본질 잃은 '정치쇼'될까 걱정입니다" 청문회 앞둔 재계 '노심초사'> 기사 내용 참조)
안민석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4가지 정해진 답변을 종일 돌려가며 말하고 있다. 기분 나쁘시겠지만, 오늘 태도는 박근혜 대통령 수준"이라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실제로 안민석 의원과 박영선 의원 등 일부 특조위원들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도를 넘는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안 의원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에게 "4가지 정해진 답변을 종일 돌려가며 말하고 있다. 기분 나쁘시겠지만, 오늘 태도는 박근혜 대통령 수준"이라며 조롱 섞인 발언을 했고, 박영선 의원 역시 이 부회장에게 "차라리 기억력 좋고 능력 좋은 사람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게 어떠냐"며 비꼬기도 했다.
물론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 내용에 대한 평가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전경련 활동을 더는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전경련에 대한 모든 기부금 지원도 중단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면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 등 나름의 '작심 발언'도 내놨지만, 쟁점으로 부각된 이슈와 관련한 300여 개가 넘는 질문 세례를 받는 동안 "송구스럽다", "송구스럽지만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제가 부족한 게 많다" 등 일관된 답변만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청문회는) 말 그대로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지나지 않았다"라며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들이 하나같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에 '대가성'이 없었다는 일관된 답변만 기계적으로 내뱉고, 국회의원들이 매번 청문회 때마다 문제로 지적된 '호통', '질타'에 급급한 사이 정작 국민이 원하는 '진실 규명'은 증발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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