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3. 08:00ㆍ이슈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만약 0.1%도 그럴 가능성이 없지만, 없는 사실을 갖고 또다시 뒤집어 씌우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할게."
자유한국당 대선 본경선에 진출한 홍준표 후보는 서슴없는 발언으로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 출정식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자격 논란이 있다'는 질문에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았다가 지난달 16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그가 결백을 주장하는 대답이었는데, 뜬금없이 노 전 대통령을 꺼내든 것이다.
야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도가 지나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연차 게이트'로 퇴임 후 검찰의 수사를 받은 노 전 대통령이지만, 어찌됐든 고인에 대한 예우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015년 9월 5일 경상남도 창녕군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제1회 경남도지사배 공무원 골프대회'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개회식에 앞서 의자에 앉은 모습. /문병희 기자이 발언으로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선 홍 후보는 '반말'로 답변하기로 유명하다. '우파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 경선하고 있어요. 경선하는데, 그 이야기를 어떻게 해? (당선이) 되고 난 뒤에"라며 자연스럽게 반말로 답했다.
홍 후보는 지상파 방송에서도 제 할말을 하는 '강심장'을 가졌다. 2일 SBS 8뉴스에 출연한 홍 후보는 김성준 앵커가 당원권 정지 문제를 묻자 "자꾸 별로 기분 안 좋은 질문만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 비판해 앵커 잘렸다가 이번에 돌아온 것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그런 일은 전혀 없다"는 답변에 "지난번에 앵커 잘렸잖아"라며 역시나 반말로 쏘아붙였다.
홍 후보와 쌍벽을 이루는 같은당 의원이 있다. 한국당 경선에서 홍 지사에 이은 선두권으로 알려진 김진태 후보다. 자칭 '보수의 아이콘' 김 후보는 과거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로 유명하다.
김 후보의 든든한 후원자는 '태극기 표심'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일 당시 탄핵 반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해체를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망나니 특검'이 짐을 싸서 집에 갔다"는 등의 '맞춤형' 발언과 집회에 꾸준히 참석했던 결과로 여겨진다. 실제 17일 한국당 대선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태극기 부대'가 대거 몰려 김 의원을 응원했다.
최근 들어서는 홍 후보를 견제하는 데 치중하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18일 페이북을 통해 홍 후보의 '자살 검토' 발언에 대해 "자살을 검토하는 사람도 있나? 억울한거 있어도 재판으로 풀어야지, 자살하겠다면 국민을 상대로 협박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홍 지사가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것에 대해서도 "장소를 옮기라"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독설 경쟁'을 벌이는 두 후보가 대선 본선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급조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더팩트>에 "두 후보 모두 대선주자여서가 아니라 원래 센 발언을 해왔던 사람들"이라며 "(발언 수위를) 전략적으로 의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들의 거친 언사는 열성적인 친박계 세력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쪽이 아니겠느냐. 일반적인 보편적 지지를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발언을 강하게만 했을 때는 열성적인 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다수의 지지를 받으려면 '다른'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침없는 언사에 '사이다' 같다는 후한 칭찬이 있지만, 볼성사납다는 비판적 시선이 공존한다. 누군가는 '속이 뻥 뚫리는 발언'이겠으나 또 누군가는 '막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자극적인 말로 주목받겠다는 것은 무례하고 경솔하며 위험한 발상이다. '세치 혀'가 되려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르기'식 발언으로 '반쪽'만을 겨냥한다면 대선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는 일각의 시선이다. 국론이 분열된 이 시기를 통합과 화합으로 이끌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뜻에서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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