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잘할 때도 됐잖아요, 한국말!"

2018. 10. 9. 09:30이슈

한국에서 오랜시간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 몇몇 스타들이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JTBC 와썹맨 유튜브 갈무리
한국에서 오랜시간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 몇몇 스타들이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JTBC 와썹맨 유튜브 갈무리
한국에서 오랜시간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 몇몇 스타들이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JTBC '와썹맨' 유튜브 갈무리

"왜 때문에 그래?" "1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이고 문장입니다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올바른 표현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인기 스타들의 잘못된 한글 표현과, 재미를 위해 방송에서 사용하는 신조어와 줄임말 등은 우리의 언어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적절한 우리말 사용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더팩트>는 572돌을 맞은 한글날, 미디어가 다루는 한글 오남용 실태를 조명하고 미디어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성지연 기자] "요, 맨! 나 익숙하지 않아. 한쿡말 어려워."

어설픈 것도 하루 이틀이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줄줄 새는 발음, 황당한 단어 선정은 기본이요, 6살 어린이보다 부족한 어휘력은 덤이다. 누구 얘기냐고? 오랫동안 외국에서 생활한 탓에 한국말에 서툰 '몇몇 스타들'의 이야기다.

한국에 살고 한국 방송에 출연하고 한국 팬들에게 사랑받지만, 당최 한국말이 나아질 기미는 없다. 로버트 할리 아저씨만큼 구수한 한국말은 아니더라도 이제 기본은 할 때가 됐다.

▷박준형, 이제 배울 때도 됐잖아요 맨!

그룹 god의 맏형 박준형. 데뷔 때부터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던 그가 영어와 한국어를 마구잡이로 섞어서 사용한지도 19년째다. '와썹맨'이란 유행어가 생길 정도니까. '와썹맨'이란 영어로 'What's up, man?(왓스 업 맨, 무슨 일이니?)'이란 말을 소리나는 대로 장난삼아 읽은 말이다.

박준형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남다른 예능감 덕분에 꾸준히 그를 찾는 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와썹맨'을 외치는 턱없이 부족한 한국어 실력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1세대 아이돌 그룹의 멤버였던 박준형이다.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그가 방송에서 한국말에 서툴다는 핑계를 대며 여전히 '와썹맨'을 외치는 모습. 더이상 유쾌하지만은 않다.

▷헤이, 제시 섹시! 반말은 이제 그만하지

가수 제시(Jessica H.O.·호현주)는 섹시한 보이스와 구릿빛 피부로 팬들에게 사랑받는 래퍼. 다만 한국말을 할 땐 여전히 어려움을 느껴서 영어와 섞어 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과격한 말투와, 잦은 반말 사용 등으로 간혹 오해를 사기도 한다.

부정확한 단어 사용으로 오해를 받는 가수 제시. /JTBC '아는형님' 갈무리

제시는 지난 2005년 'Get Up(겟 업)'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꾸준히 국내에서 활동했던 스타. 햇수로 따지면 13년이다. 그동안 한국어가 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기본적인 실수는 피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수 박정현은 다소 부족한 한국어 구사 능력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 MBC '라디오스타' 갈무리

▷박정현, R&B 요정! 단어도 외워주세요

우리에게 'R&B 요정'으로 유명한 가수 박정현. 손에 꼽는 가창력을 자랑하지만, 어설픈 한국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정현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가수에 꿈을 품고 한국으로 건너와 지난 1998년 데뷔해 꾸준히 한국에서 앨범을 내고 활동했다.

20년이란 시간을 국내에서 활동했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그의 한국말 구사 능력은 부족할 때가 많다. 간단한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부적절한 단어를 골라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발음이야 그렇다 쳐도 국내에서 1년 남짓 활동한 외국인 스타보다 야무지지 못한 박정현의 한국어 실력은 팬들의 시선에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재미교포스러운 말투로 출신 의혹을 불러일으킨 래퍼 스윙스. /엠넷 갈무리

▷스윙스, 래퍼들은 다 그렇게 한국어에 서툰가요

최근 엠넷 '쇼미더머니 777'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스윙스. 방송 초반 그의 억양을 두고 때아닌 '국적 논란'이 일었다. 이유인즉슨, 스윙스의 말투가 굉장히 '교포스럽다'는 거였다.

래퍼들은 장르 특성상 랩을 하거나 랩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때 평균 이상으로 외국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스윙스가 보여준 모습은 외래어 및 외국어의 남용뿐 아니라 한국어 발음까지도 부정확하게 뭉개 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의 출신(?)마저 의심하게 했다. 그러나 스윙스는 한국에서 초중고, 대학까지 졸업했다.

그저 웃고 넘길 수 있는 해프닝은 아니다. 씁쓸하고 멋없는 이미지 메이킹이 아닐 수 없다.

amysung@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원문 출처 [TF기획-한글, 안녕하신가요③]"이젠 잘할 때도 됐잖아요, 한국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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